과민성방광

(출처):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방광건강 캠페인)

◆하루 8번 이상 화장실, 쉬쉬하다 병 키워…과민성 방광
 
성인 10명 중 1명은 질환 경험…유병률 여성 14.3% 남성 10%
요의 참기 힘들고 밤 1회 배뇨…방치하면 요실금·절박뇨 고통
카페인·술·담배 증상 악화시켜…미리 소변보는 습관, 빈뇨 원인
소변 마려워도 5분 참는 훈련…골반 근육 강화 케겔운동 도움

직장생활 15년차인 A(41)씨는 너무 자주 화장실 가는 습관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결국 병원을 찾아 약을 복용하고 난 이후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 그녀에게 내려진 진단은 과민성방광(overactive bladder)이다.

고객을 자주 상대해야하는 직업 특성 상 면담 시간 동안에는 소변을 참는 일이 잦다보니, 잠시 시간이 빌 때마다 미리 소변을 보는 습관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탓이다. 나중에는 의지와 무관하게 1시간 혹은 30분 단위로 화장실을 들락거려도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고, 밤잠을 잘 때도 두세번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을 깨다보니 아침에도 개운치 않은 컨디션이 이어졌다.

A씨는 "남들에게 꺼내놓고 말하기가 민망하고 병원 들락거리는게 부담스러워 한동안 전전긍긍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쓰기가 일상이 되면서 얼굴을 다 드려낼 필요가 없어지면서 큰 맘먹고 진료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편안해질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여성에게 더 흔한 배뇨장애

잦은 ​요의(尿意·오줌이 마려운 느낌)​로 일상까지 지장을 초래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과민성 방광은 아닌지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과민성 방광 유병률은 12.2%에 이른다. 국내 성인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경험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그 중에서도 여성 유병률이 14.3%, 남성 10%로 여성 환자의 비중이 더 높다. 더욱이 60세 이상 여성의 경우 유병률이 3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될 만큼 나이가 들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과민성 방광을 진단하는 3가지 기준은 크게 ▷요의를 참기 힘들어 황급히 화장실을 찾게 되는 절박뇨(절박성 요실금 포함) ▷하루 8회 이상의 빈뇨 ▷야간 1회 이상 배뇨하는 야간뇨 등이다. 3가지 증상을 다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수면장애와 함께 업무 능력 저하 등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수치심과 우울증, 대인관계 기피 등의 증상까지 동반하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은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나 홍차 등의 음료, 술, 담배, 스트레스, 예민한 성격 등이 있다. 빈뇨는 잘못된 생활습관, 미리 소변을 보는 습관 등을 통해서도 유발될 수 있고 이런 증상을 스트레스나 신경성이라며 가볍게 치부하고 그냥 뒀다간 후에 나이가 들면서 요실금, 절박뇨 등으로 고통받을 수 있어 미리부터 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이 때는 질염이나 골반염, 방광염 등 염증성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여부도 반드시 함께 확인해 봐야 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내부 장기 구조상 질과 자궁이 방광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약물치료로 충분히 편안해질 수 있어

건강한 성인은 방광에 최대 400~500cc의 소변을 저장할 수 있다. 보통은 150㏄ 이상 소변이 차면 마려운 느낌이 들고, 300~400㏄가 되면 화장실을 가야 한다. 하지만 과민성 방광인 사람은 그 절반(100~200㏄)만 돼도 참지 못하는게 문제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 배출하는 두가지 기능을 한다. 저장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흔히 과민성 방광 증세가 발병하고, 웃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 증세를 보일수도 있다. 이는 수술로 90% 이상 회복이 가능하다.

반면 배출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세뇨와 잔뇨감, 주저뇨 등의 증세를 보인다.

이 중 빈뇨는 여러가지 배뇨장애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과민성 방광을 진단할 때는 비뇨기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병력 청치와 간단한 소변검사, 배뇨일지 작성이다. 이를 통해 생활습관 교정과 배뇨훈련, 케겔운동(골반근육운동) 등의 행동치료를 가장 먼저 진행하게 된다. 소변이 마렵더라도 5분 참는 습관을 들이고, 골반을 조여주는 케겔운동 등을 통해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약물치료에는 보통 항콜린제와 베타항진제 등이 사용된다. 수축기능을 억제해 방광이 본래의 저장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이다. 항콜린제의 경우 입마름이나 변비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베타항진제의 경우 한 알로 24시간 효과가 지속되는데다 부작용이 거의 없어 각광받고 있다.

이 외에도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배뇨훈련과 케겔운동 등의 행동치료 요법의 습득이 어려운 경우 비디오를 보면서 케겔운동을 하도록 도와주는 바이오피드백(생체되먹임)이나 자기장치료 등을 활용하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식생활 습관 등의 문제로 20~30대 젊은 환자들도 꽤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갱년기 등을 전후해 신체변화가 큰데 이 때 과민성 방광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그때라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출처) 한윤조기자 작성 
매일신문 건강플러스 
2021년4월28일 수요일 017면
시지탑연합비뇨기과의원
이종우원장 인터뷰내용 정리